Page 203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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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록 203



                           5.설봉숭성선사비기문

                            (雪峰崇聖禪寺碑記文)




                 자선대부 행재예부상서(資善大夫行在禮部尙書)비릉(毘陵)의 호형
                 (胡濙)이 글을 짓고,봉정대부 한림원학사 겸 좌춘방대학사(奉政大
                 夫翰林院學士兼左春坊大學士)여릉(廬陵)의 호광(胡廣)이 전액(篆額
                 :제목 글씨를 씀)하고,사진사징사랑행재형과급시중(賜進士徵事郞
                 行在刑科給事中)삼산요선(三山姚銑)이 서단(書丹:뒷면에 글씨를 씀)
                 하다.


               영락(永樂)17년(1479)겨울에 나는 왕명을 받들고 민(閩)지방에
            가서 설봉산에 올라 그 아름다운 경관을 보았다.
               때마침 주지 원지(遠芷,호는 秋崖)스님이 우물가의 벽돌을 헐고

            산길을 열어 외지고 좁던 곳을 넓고 깊게 하였다.또 만공지(萬工池)
            를 지나 절문 앞에 이르기까지 못을 파고 다리를 놓아 옛것을 철거
            하여 새것으로 바꾸어 놓았는데,그 규모가 장관이었다.
               이 공사를 시작하던 날,내가 마침 절에 도착하니 대중들이 뛸 듯
            이 기뻐하며 바로 복받을 조짐이라 하였고,나도 역시 맑게 우거진
            산림이 기뻤다.그래서 이틀 밤을 이곳에서 잤는데,원지스님이 조용

            히 나에게 말하였다.
               “이 산은 무이산(武夷山)에서 뻗어 온 산맥이 수백 리나 이어져
            이곳에 이르러 마침내 높은 하늘 속에 우뚝이 솟아 있습니다.
               이곳 민 지방은 겨울이 따뜻하여 서리나 눈이 내리는 일은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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