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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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설봉록


               그 후 유주(幽州)보찰사(寶刹寺)로 가서 구족계를 받고 오랫동안
            선(禪)법회를 돌아다니다가 마침내 덕산 선감(德山宣鑑)스님과 인연
            이 맞게 되었다.
               당나라 함통(咸通:860~873)연간에 민중(閩中:지금의 福建省)

            의 설봉산으로 돌아가 절을 세우니 문도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의종(懿宗)황제는 ‘진각선사(眞覺禪師)’라는 법호를 내리고 이어
            자색(紫色)가사를 하사하였다.




               2.깨친 인연


               스님께서 동산 양개(洞山良价:807~869)스님의 회하에서 공양주
            로 있을 때였다.하루는 쌀을 일고 있는데 동산스님께서 물으셨다.
               “그대는 모래를 일어서 쌀을 가려내느냐,쌀을 일어서 모래를 가

            려내느냐?”
               “ 모래와 쌀을 한꺼번에 다 가려 버립니다.”
               “ 그렇게 하면 대중은 무엇을 먹느냐?”
               스님께서는 마침내 쌀쟁반을 엎어 버렸다.
               “인연을 보니 그대는 덕산스님이 맞겠다.”



               또 하루는 동산스님께서 물으셨다.
               “무엇을 하고 왔느냐?”
               “ 물통 만들 나무를 잘라 왔습니다.”
               “ 도끼질을 몇 번 해서 잘랐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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