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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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봉 록 上 3 1
스 님 께 서 덕 산 ( 德 山 ) 스 님 을 찾 아 뵙 고 물 었 다 .
“ 예 로 부 터 내 려 온 종 문 [ 宗 乘 ] 에 저 도 자 격 이 있 습 니 까 ? ”
덕 산 스 님 께 서 몽 둥 이 로 스 님 을 한 대 때 리 면 서 “ 뭐 라 고 ? ” 하 시 자
스 님 께 서 는 “ 모 르 겠 습 니 다 ” 라 고 하 셨 다 .
이 튿 날 스 님 께 서 다 시 찾 아 가 가 르 침 을 청 하 자 덕 산 스 님 께 서 말
씀 하 셨 다 .
“ 우 리 종 문 에 는 말 이 란 것 이 없 으 며 다 른 사 람 에 게 줄 그 어 떤
법 도 없 다 . ”
스 님 께 서 는 이 말 씀 에 느 껴 지 는 바 가 있 었 다 .
그 후 스 님 께 서 는 암 두 전 할 ( 巖 頭 全 ● : 8 2 8 ~ 8 8 7 ) 스 님 과 예 주 ( 灃
巖頭全奯
州 ) 오 산 진 ( 鼇 山 鎭 ) 이 라 는 곳 에 갔 다 가 눈 으 로 길 이 막 혀 그 곳 에 묵
게 되 었 는 데 , 암 두 스 님 은 매 일 잠 만 자 고 스 님 께 서 는 오 로 지 좌 선 만
하 셨 다 . 그 러 다 가 하 루 는 스 님 께 서 암 두 스 님 을 부 르 면 서 “ 사 형 ! 사
형 ! 좀 일 어 나 보 시 오 ” 하 니 암 두 스 님 이 “ 무 슨 일 이 오 ? ” 하 셨 다 .
이 에 스 님 께 서 말 씀 하 셨 다 .
“ 나 는 금 생 에 는 틀 렸 나 봅 니 다 . 전 에 문 수 ( 흠 산 문 수 스 님 을 말 함 )
란 작 자 와 함 께 행 각 을 할 때 는 가 는 곳 마 다 그 친 구 가 귀 찮 게 굴 더
니 이 번 에 여 기 와 서 는 사 형 은 노 상 잠 만 자 고 있 지 않 소 . ”
암 두 스 님 이 악 ! 하 고 할 을 하 고 는 말 씀 하 셨 다 .
“ 잠 이 나 실 컷 자 두 시 오 . 매 일 선 상 에 앉 아 있 는 꼴 이 란 촌 구 석 의
토 지 신 같 으 니 훗 날 사 람 들 을 홀 릴 것 이 오 . ”
스 님 께 서 가 슴 을 짚 으 며 말 씀 하 셨 다 .
“ 나 는 이 속 에 답 답 한 것 이 남 아 있 습 니 다 . 감 히 내 스 스 로 를 속
일 수 는 없 습 니 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