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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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록 上 39
다한 그 망상이 먹히겠는가?
당장에 그대들의 몸을 편안히 할 곳이 없으면 범인도 보고 성인
도 보며,남자와 여자,스님네와 속인,높은 것과 낮은 것,훌륭한 것
과 못난 것 등을 보게 된다.이것은 멀쩡한 땅에다 모래를 덮느라 시
끌법석대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아직까지 잠깐 한 생각이라도 마음 빛을 돌이켜보지 못하고 영겁
세월토록 생사에 떠다니며 쉬지 못하고 있으니,매우 부끄러운 일이
다.각자 노력들 하여라.”
2.
상당하자 한 스님이 물었다.
“첫 마음[初心]과 뒷 마음[後心]이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스님께서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 나더러 무엇을 가르쳐 달라는 말이냐?”
“ 모르는데 어떻게 합니까?”
“ 네 스스로 모르는 게지 나는 아무 죄도 없다.”
“ 다시 비옵건대 가르쳐 주십시오.”
“ 알겠느냐?”
“ 모르겠습니다.”
“ 괴롭구나,괴로워!이렇게도 구제하기가 어려운데야 어쩌겠느
냐.”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진리와 세속,두 가지 도리[眞俗二諦]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