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4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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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현사록
“나는 이것을 등롱이라고 부른다.너는 무어라고 부르는가?”
“ 저도 등롱이라 부릅니다.”
“ 온 대당국(大唐國)안에 불법을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구나.”
스님께서 삼두(三斗)스님의 처소에 이르러 서로 인사를 하였는
데,삼두스님이 물었다.
“산에 산 지가 오래되었지만 좌복이 없는 것을 탓하지는 마십
시오.”
“ 사람마다 다 가지고 있는 것인데 산주(山主)는 어째서 없는
가?”
삼두스님은 불쑥 윗몸을 숙여 인사하며 말하였다.
“우선 좀 앉으시지요.”
“ 원래 가지고 있었군.”
스님께서 장생(長生)스님을 보더니 주장자를 세우고는 말씀하셨
다.
“보는가?”
“ 봅니다.”
“ 남자로 보는가,여자로 보는가.스님으로 보는가,속인으로 보
는가.그대는 어떻게 보는가?”
장생스님이 대꾸가 없자,스님께서 물으셨다.
“유마거사는 부처님을 관찰하였더니 지난 생에서 오지도 않았
고,뒷 생으로 가지도 않았으며,현재에도 머무르지 않았다고 하였
다.그대는 어떻게 관찰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