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6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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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현사록
방장록(方丈錄)
옛 부처의 진실한 종지를 살펴보니 항상 사물에 맞게 나타난다.
당당하게 작용함에 응하면서 곳곳에 빛을 퍼뜨려 숨고 나타남에
평탄하고 높고 낮은 데를 모조리 비춘다.
이것이 그대 문중의 상근기로서 도의 안목이 옛사람과 같고 본
래 밝은 마음에 계합하여 비로소 일을 끝낸 사람이다.
삼라만상이 한바탕이며 동일한 근원이어서 확 트여 가없는데
누구라서 테두리를 논하겠는가.티끌 겁의 일이 모두가 목전에 있
다.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그것과 떨어진 지 오래되어 마침내 변
함없는 바탕에서 어긋나게 되었다.마음을 미혹하고 사물을 오인
하여 오랫동안 진실한 종지를 등진 채 훌륭한 도반을 만나지 못하
고 사사로이 이해를 만들어 낼 뿐이다.설사 헤아림이 있다 해도
온통 뒤섞여 알음알이를 이룬다.
진리를 찾고 궁구하는 데 이르러서는 삿되고 바름을 분간하지
못했는데,하물며 평소에 아직 건지지 못한 경우이랴.선현고덕은
스스로 때를 알고 바위암자나 석실(石室)에서 자기를 극복하고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