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1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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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록 下 201
스님께서 묵묵히 말이 없자,그 스님이 거듭 질문하니 그를 꾸
짖으셨다.
한 스님이 물었다.
“어떤 방편문으로 저를 들어가게 하시렵니까?”
“ 들어가는 그것이 방편이다.”
한 스님이 물었다.
“초심자가 찾아오면 스님께서는 어떻게 지도하시겠습니까.”
“ 어디서 초심을 얻어 왔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저는 처음으로 총림에 들어왔습니다.스님께서는 지도해 주십
시오.”
스님께서 주장자로 그를 가리키니 그 스님이 “저는 모르겠습니
다”하자,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이처럼 그대를 위했는데도 다른 사람에게 굴복을 당하다
니.지금 분명히 스스로 긍정하기만 한다면 당사자의 몫이라 총림
에 들어와 배우는 것을 논할 것이 없다.이는 여러 사람이 함께 오
랫동안 실천하여 과거의 모든 부처님과 더불어 조금도 모자람이
없다.그것은 마치 온 바닷물을 모든 물고기와 용들이 처음 나서
늙을 때까지 모두가 평등하게 삼키고 토하고 쓰는 것과도 같다.
그러므로 ‘초발심한 자가 모든 부처님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하였던 것이다.그런데 어찌하여 그대는 시작 없는 오랜 겁으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