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3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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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록 下 203


            데,이 모두가 헛된 헛꽃의 모습이니 그것을 전도된 지견(知見)이
            라고 부른다.
               출가한 사람은 마음을 알고 본래의 근원을 통달한 자이니 그러

            므로 사문이라 칭하는 것이다.그대들은 지금 이미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어 사문의 모습이 되었다.그렇다면 자신을 이롭게 하는
            동시에 남을 이롭게 하는 본분을 지녀야 하는데도,지금 살펴보았

            더니 모두 먹물같이 깜깜하구나.자신도 완전히 구제하지 못했는
            데 어떻게 다른 사람 위할 줄을 알겠는가.
               여러분이여,불법 인연은 큰 일이다.한가하게 머리를 맞대고

            어지럽게 잡담이나 해서는 안 된다.흙덩이나 쫓으며 지낼 때,시
            간은 잡기 어렵다.
               애석하다.대장부가 무엇 때문에 ‘이것이 무엇일까’하고 살펴

            보지 않는가.예로부터 내려오는 종승은 모든 부처님의 정수인데
            그대들이 이미 알아차리지 못하였으므로 내가 방편으로 그대들에
            게 권하노니,가섭의 문하를 이어 단박에 초탈하기만 하면 된다.

            오직 이 방편문은 그대들을 범부․성인의 인과에서 뛰어넘게 하
            고,바다 같은 비로자나의 한 장엄세계를 뛰어넘게 하며,저 석가
            의 방편문을 뛰어넘게 하여 그 자리에서 영겁토록 그대에게 한 물
            건도 눈으로 보게 해주지 않는다.무엇 때문에 급하게 스스로 참

            구하지 않는가.‘나는 우선 두어 생을 두고 오랫동안 깨끗한 업을
            쌓겠다’고 말할 필요가 없다.

               여러분들이여,종승이란 어떤 것이겠는가.그대의 공부로 장엄
            한 것을 따르지 않고 그대로 체득해야 하며,타심통과 숙명통을
            하지 말고 그대로 체득해야만 한다.알았는가.석가가 나와서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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