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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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현사록
“오랫동안 총림에 있었습니다만 어째서 존귀한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까?”
“ 그대 이렇게 스스로 묶이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어떻게 실천해야만 부왕(父王)을 뵐 수 있습니까?”
“ 스스로 악사[樂人]가 되어 악사 노인을 공양하라.”*
3)
“그렇게 하면 부왕을 뵐 수 있습니까?”
“ 아직 그대를 믿지 못하겠다.”
한 스님이 물었다.
“승려로서 어떤 일을 해야만 조사께 부합되겠습니까?”
“ 그대는 아버지를 아느냐?”
33.
스님께서 죽은 스님에게 공양하는 것을 보더니 물으셨다.
“거기서 무얼 하는가?”
“ 죽은 스님에게 공양을 합니다.”
스님께서는 “이처럼 전도될 수 있다니”하더니 다시 그 스님에
게 물으셨다.
“죽은 중은 어디 사람이었던가?”
“ 양절(兩浙)지방 사람이었습니다.”
* 예기(禮記) 소의(少儀)편에 나오는 이야기.약사(藥士)의 장(長)으로 있는 아
버지께 가장 큰 효도는 스스로 악사가 되어 가(家)를 이루는 일이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