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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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록 上 59
것이다.이로부터 헛발을 디디고는 문득 말하기를,‘평생의 일을
모조리 끝냈다.다시 누가 의심을 풀어 주랴.사람을 영원하고 원
대하게 하는 것은 이 일뿐이다.더 이상 어디로 가겠는가.모두 다
심법(心法)일 뿐이다’라고 한다.여러 스님네들이여,이런 견해라면
국왕의 신심 어린 시주를 어떻게 받으며,그들의 공양을 어떻게
받겠는가.
여러 스님네들이여,속히 선지식을 가까이하여 의심을 풀고 미
혹을 타파하여 심요(心要)를 분명하게 취하라.어디서든 몸을 뒤바
꿔도 오롯해야만 자유를 얻고,그에 걸맞는 안락을 얻으리라.
이렇게 이해한다면 3세 모든 부처님과 심지법문을 똑같이 증득
하고 오묘한 행동을 똑같이 한다.일색(一色)을 함께 운용하되,운
용하는 곳에서 바탕을 바꾸지 않고 있는 그 자리에서 설법을 하되
다시는 막힘이 없다.
여러 스님네들이여,이러한 말이 옛 큰스님들의 말씀에 부합되
겠는가.멍청한 말은 아닌가.하나같이 일률적이지나 않은가.모두
나 한 사람이 가는 곳이 아닌가.다시는 4생9류가 없겠는가.이제
껏 한 말을 알겠는가.깨달았는가.이것이 무슨 말인가.여러분 스
스로 체득해 알도록 맡겨 두겠다.오래들 서 있었다.몸조심하라.”
32.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이렇게 좋게 할 수도 있고 이렇게 나쁘게 할 수도 있고,이렇
게 길게도 이렇게 짧게도,이렇게 생소하게도 이렇게 익숙하게도,
이렇게 모나게도 이렇게 둥글게도 할 수 있으면서 낱낱이 환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