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4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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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태고록


               망념이 다 없어지고
               없어진 그곳마저 지워 버리면

               몸과 마음은 허공을 기댄 듯
               고요한 광명이 사무쳐 빛나리니
               본래면목이 그 무엇인가

               화살이 모두 돌 속에 들듯
               의심덩이를 산산이 부숴 버리면
               한 물건이 푸른 하늘을 덮으리라.



               지혜 없는 사람에게는 말하지 말고
               기쁘다는 생각도 내지 말며

               반드시 종사를 찾아뵙고는
               기봉을 드러내 보이고 다시 법문을 청하라

               그래야 조사의 법을 이어
               가풍이 편벽되지 않다 하리라
               피곤하거든 발뻗고 자고 배고프거든 당기는 대로 먹으라

               무슨 종파냐고 누가 묻거든 비가 쏟아지듯 방과 할을 퍼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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