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1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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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록 上 111
이 마음을 누구와 이야기할꼬
항하수 모래 같은 불조는 모두 아득하여라.
흰구름 속에 퍼져 누워 있으면
푸른 산은 나를 보고 웃으면서 ‘걱정 없구나’하네
나도 곧 웃으면서 대답하노니
산아,너는 내가 온 까닭 모르느냐
내 평생 잠이 모자라
이 수석(水石)으로 금주(衿裯:잠자리에 쓰는 띠와 휘장)삼기 좋
아했네.
푸른 산은 나를 보고 웃으며
왜 빨리 돌아와 내 벗 되지 않는가 하네
그대가 푸른 산 사랑하거든
덩굴풀 속에서 크게 쉬어라.
나는 푸른 산의 그 말을 따라
몸을 놓고 청산의 누각에 펼쳐 누워서
어떤 때는 꿈도 꾸고 어떤 때는 깨기도 하나
꿈꾸고 깨어남에 원래 구애받지 않네.
꿈속에서 온 때의 그 길을 찾아
장안(長安)의 술집에서 나무소를 탔더니
나무소는 봄바람으로 둔갑을 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