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태고록
5.구름 덮인 산을 노래함[雲山吟]
산 위의 흰구름은 희고
산 속의 흐르는 물은 흐르는데
이 속에서 내가 살려 했더니
흰구름이 나를 위해 산모퉁이를 열어 놓았네.
흰구름에게 마음속을 말하려 하나
때로는 비를 내려 오래 머무르기 어려워라
더러는 맑은 바람을 타고
삼천세계 사대주(四大洲)를 돌아다니네.
나도 그대 따라 맑은 바람을 타고
강과 산 어디로나 따라 노니리.
무엇 하러 그대 따라 노닐려는가
흰 갈매기 더불어 물결 위에 유희할 수 있으리.
돌아와 소나무 밑에 달과 함께 앉으면
소나무에 부는 바람 그 소리 쓸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