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8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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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태고록
3.석옥화상의 답서
답을 씁니다.
이별한 뒤로 노병이 날로 더하여 문을 닫고 들어앉아 정양하며
구차히 날을 보내고 있던 중,무자 10월 13일에 문득 정자사(淨慈
寺)에서 전인(專人:어떤 일에 특별히 보내는 사람)이 장로의 편지를
가지고 왔기에 반가이 읽었습니다.그리고 태고의 시절과 인연이
함께 익어,여러 산의 큰스님네와 대신과 관리들이 왕에게 아뢰어
왕 명령으로 영녕선원의 주지가 되고,개당하여 법을 설하여 최고
의 가르침을 빛냈음을 알았습니다.그것은 바로 장로의 진실된 마
음이 성인의 마음에 맞고,그 행실이 사람들을 감동시킨 것이니
어찌 우연이라 하겠습니까.또 개당하던 날,향을 준비했다가 이
변변찮은 늙은이를 위해 사른 줄도 알았습니다.그러나 이 변변찮
은 늙은이는 자리에서 물러나 한가하게 지내면서 미친 듯한 망념
이 조금 쉬었을 뿐인데,어찌 감히 남의 스승이 되리라고 망상인
들 하였겠습니까.
지금 장로가 그렇게 된 것이 어찌 많은 생(生)의 인연이 아니겠
습니까.그러나 세상에 나가 사람을 위할 때에는,반드시 본분의
일로써 어리석은 후학들을 격려해 이끌어 줄 것이요,부디 일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