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9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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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 장 209
露)맛이었다.그리하여 갑자기 깨친 바 있어 게송 여덟 구절을 지
으셨는데 “부처와 조사,산하(山河)까지도 입이 없이 모두 삼켜 버
렸네”하는 것이 그 마지막 구절이다.
하나도 얻을 것 없는 곳에서
집안의 돌을 모두 밟았네
돌아보면 밟은 자취도 없고
보는 자도 이미 고요하여라.
분명하고 둥글둥글하며
그윽하여 빛이 찬란한데
부처와 조사,산하까지도
입이 없이 모두 삼켜 버렸네.
一亦不得處 踏破家中石
回看沒破跡 看者亦己寂
了了圓陀陀 玄玄光爍爍
佛祖與山河 無口悉呑郤
지원(至元)정축(1337)가을에 불각사(佛脚寺)에 계시면서 독방
에서 원각경(圓覺經)을 읽다가 “모두가 다 사라져 버리면 그것
을 부동(不動)이라 한다”는 데까지 읽고 모든 알음알이가 떨어져
게송을 지으셨다.
고요해도 천 가지로 나타나고
움직여도 한 물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