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2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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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태고록


                 한번 씹으면 단지 쓴지 안다네
                 한여름에도 눈이 어는데
                 찬 겨울에도 봄은 늙지 않았네.


                 엎어지려면 엎어지고
                 거꾸러지려면 거꾸러지네
                 습득(拾得)은 하하하 웃고
                 한산(寒山)은 큰소리치네.

                 肥膩葉葉軟 一嚼辨甘苦
                 盛夏雪猶凝 寒冬春不老
                 要傾則便傾 要倒則便倒
                 拾得笑呵呵 寒山張大口


               그리고 서로 이야기하다가 스님은 인사하고 돌아갔다.스승은

            인연 닿는 대로 산수 사이에 놀면서 ‘운산(雲山)’,‘청춘(靑春)’이라
            는 시 두 수를 지으셨다.
               3 월에 양근(楊根)의 초당으로 돌아와 어버이를 모시고 계셨다.

            일찍이 1천7백 공안을 들다가 ‘암두밀계처(巖頭密啓處)’에서 막혀
            지나가지 못하였다.한참 묵묵히 있다가 갑자기 그 뜻을 깨치고는
            냉소를 머금고 한마디하였다.

               “암두스님이 활을 잘 쏘기는 하지만*이슬에 옷 젖는 줄은 몰
                                                 58)
            랐구나.”

               그리고 또 “말후구(末後句)를 아는 이가 천하에 몇 사람이나 있
            는가”라고 하셨다.20년 동안 고심했던 것이 여기서 끝났으니,그


            *원문의 ‘財’는 ‘射’의 오자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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