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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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태고록




               시 중













               법좌에 올라 조주스님의 화두를 거량하셨다.
               “한 스님이 조주스님에게 ‘개에도 불성이 있습니까?’하고 물

            었을 때,조주스님은 ‘없다[無]’고 대답하셨는데,그 ‘없다’는 말[無
            字]은 마치 한 알의 환단(還丹:신선의 묘약)을 쇠에 대면 쇠가 금
            이 되는 것과 같아서,그것을 들기만 하면 3세 부처님의 면목을

            뒤집어낸다.그대들은 그 말을 믿을 수 있겠는가.
               만일 믿을 수 없겠거든 그 큰 의심 밑에서,마치 만 길 벼랑에
            서 떨어질 때처럼 몸과 마음을 모두 놓아버리고,또 죽은 사람처

            럼 아무 헤아림도 생각도 없어야 한다.‘이럴까 저럴까’하는 생각
            을 아주 버리고 또렷하게 ‘없다’라는 화두만 들되,하루 스물네 시

            간 행주좌와(行住坐臥)하는 중에 다만 화두를 목숨으로 삼아야 한
            다.언제나 어둡지 않게 때때로 단속하며 화두를 들어 눈앞에 잡
            아 두되,마치 닭이 알을 품었을 때 따스한 기운을 유지하듯 고양

            이가 쥐를 노릴 때 몸과 마음을 움직이지 않고 잠깐도 눈을 떼지
            않듯 하여,몸과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를 느끼지 못해야 한다.

               그리하여 마음 눈인 화두[心眼話頭]를 한 곳에 매어 두고 다만
            또렷하고 분명하며 분명하고 또렷하게 치밀히 참구해야 한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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