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P. 47
태고록 上 47
6.가지산(迦智山)보림선사(寶林禪寺)에
주지로 취임하면서 하신 설법
산문에 이르러 말씀하셨다.
“석가 늙은이가 ‘나는 이 법문을 국왕과 대신에게 부탁하노라’
하셨으니,이는 진실한 말씀이다.오늘 이 태고 노승이 대중 스님
일행과 함께 희양산 밑에서 가지산까지 왔으니,그 중간의 거리는
천여 리요,길에 오른 지는 열나흘 만이다.남쪽을 향해 걸어올
때,언제나 길에는 어려움이 없었고,여기 이르러 원통보문(圓通普
門)이 활짝 열렸으니,이것은 오로지 국왕과 대신이 보호하고 도
와주시는 은혜를 입는 것이다.
대중들이여,오기는 왔지마는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위로 그
런 무거운 은혜를 갚겠는가.”
그리고는 주장자로 한 번 내리치고는 “시냇물 소리는 가장 가
까운데,산빛은 어스름하구나”하시고 또 두 번 내리치셨다.
불전(佛殿)에서 말씀하셨다.
“조주(趙州)고불(古佛)은 ‘나는 부처 불(佛)자를 좋아하지 않는
다’하였다.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아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것조
차 좋아하지 않는다.옛날에는 내가 바로 너더니 오늘에는 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