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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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태고록
종승을 듣고 희귀하다고 생각하는가.
승당(僧堂)에서 잡담하지 않고 어록을 보는가.승당을 떠나지
않고 법도를 지키는가.행주좌와 어느 때나 화두를 점검하되 하루
스물네 시간 끊김이 없는가.죽을 먹거나 밥을 먹을 때에도 점검
하는가.남과 이야기할 때에도 잊지 않는가.엎어지고 자빠지는
경황중에도 화두가 있는가.승당에 앉았을 때에는 곁 사람과 조금
이라도 귓속말을 하지는 않는가.하루 중 언제라도 사람들과 어울
려 쓸데없는 잡담으로 시비를 선동하지나 않는가.남의 허물을 보
거나 남의 잘못을 말하지는 않는가.언제나 노력하여 나아가는가.
보거나 듣거나 느끼거나 인식할 때에도 어둡지 않고 환히 밝아
한 덩이가 되는가.좋은 시절이 이르렀을 때에도 자기를 돌이켜보
는가.자기 면목이 조주스님이 붙잡은 것과 어떠한가.‘없다’고 조
주스님이 말한 뜻이 무엇인가.이 생에서 부처님의 혜명을 이을
수 있는가.상․중․하의 자리를 불문하고 서로 공경하는가.일어
서거나 앉거나 편히 있을 때에도 지옥의 고통을 생각하는가.
이런 것이 참선하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점검해야 할 도리
이니,진실로 참선하는 이들은 이렇게 공부해야 한다.묻는 대로
차례차례 한마디씩 던져 보아라.한마디씩 해내지 못한다면 그대
로 지나쳐 버리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