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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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록 上 63




               3.무제거사 장해원사(無際居士 張海院使)에게 주는 글













               한 스님이 조주스님에게 “개에도 불성이 있습니까?”하고 물었
            을 때 조주스님은 “없다”하셨습니다.

               그 없다란 말은 있고 없다는 없음도 아니며 참으로 없다는 없
            음도 아니니,그렇다면 결국 무엇이라 해야겠습니까?그 경지에
            이르러서는 곧 온몸을 모두 놓아버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하

            며,하지 않는다는 그 생각도 하지 않으면 바로 고요하고 텅 빈
            곳에 이를 것이니,부디 헤아려 생각하지 마십시오.
               앞생각은 사라지고 뒷생각은 일어나지 않으며,지금 그 생각도

            비고 비었다는 생각도 붙들지 않으며,붙들지 않았다는 것도 잊고
            잊었다는 생각도 세우지 않으며,세우지 않았다는 생각도 벗어나

            고 벗어났다는 그 생각도 두지 않아야 합니다.그런 때에는 다만
            또록또록하고 고요한 영광(靈光)이 앞에 우뚝 나타날 것입니다.
               부디 망령되이 알음알이[知解]를 내지 말고 다만 화두를 들되,

            스물네 시간 무엇을 하든지 간에 분명하여 어둡지 않고 간절히
            참구하십시오.이렇게 참구하면서 계속해 나가다가 알맞은 때가

            오거든 조주스님께서 ‘없다’고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가 하고 자
            세히 돌이켜보되,늙은 쥐가 쇠뿔에 들어가서는 나오지도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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