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선림고경총서 - 21 - 태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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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태고록
10.당선인(當禪人)에게 주는 글
옛날 출가한 사람들은 이 일을 한 번 들으면 매우 희귀하다 생
각하고 큰 용맹심을 내어 바로 들어가 맹세코 물러나지 않았다.
그러므로 지혜의 수명이 끊어지지 않고 마음의 등불이 다함이 없
어 불조의 문하에 사람이 없지 않았다.그런데 요즘 출가한 사람
들은 열이면 열,모두 스스로 모자란다는 장애를 가졌고,또 많이
들 게으르다.이 일에 대해서는 성인의 경지라고 높이 제쳐 두고
스스로 못났다는 생각을 달게 여긴다.또 몸은 아침 이슬과 같고
목숨은 지는 해처럼 빠른 줄을 믿지 않고,총총히 허덕거리면서
그것을 스스로 좋아하니 그것이 다 3도(三途)의 업인(業因)이 되는
것으로서,7정(七情)을 마음대로 부려 3업(三業)을 짓는 것이다.그
러므로 망령된 업을 짓기는 쉽지마는 죽어서 칼 산,칼 숲 지옥과
끓는 쇳물,끓는 구리물 지옥에서 여섯 가지 과보를 받을 때에는
그 고통은 가장 심한 것이다.
그대는 이미 출가했으니,일을 두루 갖추어 딱 알맞은 오늘보
다 좋은 때는 없다.용맹스런 마음을 내고 해결하겠다는 뜻을 세
워 모든 생각[情念]을 버리고 한칼에 두 동강을 내야 한다.이렇게
일을 참구하여 한 생각에 깨치면 생사가 끊어져 다시는 천하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