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4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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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나옹록
19.매씨(妹氏)에게 답함
나는 어려서 집을 나와 햇수도 달수도 기억하지 않고 친한 이
도 먼 이도 생각하지 않으며,오늘까지 도(道)만을 생각해 왔다.
인의(仁義)의 도에는 육친의 정과 사랑하는 마음이 없을 수 없지
마는,우리 불도에서는 그런 생각이 조금만 있어도 큰 잘못이다.
이런 뜻을 알아 부디 친히 만나겠다는 마음을 아주 끊어 버려라.
그리하여 하루 스물네 시간 옷 입고 밥 먹고 말하고 문답하는
등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항상 아미타불을 간절히 생각하여라.끊
이지 않고 생각하며 쉬지 않고 기억하여 생각하지 않아도 저절로
생각나는 경지에 이르면,나를 기다리는 마음에서 벗어날 뿐 아니
라 헛되이 6도(六道)에서 헤매는 고통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간
절히 부탁하여 게송으로 말하겠다.
아미타불 어느 곳에 계시는가
마음에 붙여 두고 부디 잊지 말아라
생각이 다하여 생각 없는 곳에 이르면
여섯 문[六門]에서 언제나 자금광을 뿜으리.
阿彌陀佛在何方 着得心頭切莫忘
念到念窮無念處 六門常放紫金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