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8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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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나옹록



               21.감변(勘辨)














               스님께서 한 좌주(座主)에게 물었다.
               “교가(敎家)에서는 일시불(一時佛)을 말하는데,그 부처는 지금

            어디 있는가?”
               좌주가 어물거리자 스님께서 할을 한 번 하고 나가다가 다시
            좌주를 불렀다.좌주가 머리를 돌리자 스님께서 “알았는가?”하니

            좌주가 “모르겠습니다”하였다.
               스님께서 “더 맞아야겠구나”하니 좌주는 절을 하였다.



               스님 셋이 와서 절하는 것을 보고 스님께서 물었다.
               “세 사람이 동행하면 반드시 하나는 지혜가 있을 것이니,지혜

            로 이르지 못하는 경계를 한마디 해보아라.”
               그 스님이 말이 없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지혜는 말에 있지 않다.둘째 스님은 어떤가?”

               그 스님도 말이 없자 스님께서는 “셋째 칠통(漆桶)은 어떤가?”
            하셨다.

               그 스님도 역시 말이 없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노승이 스님네에게 감파(勘破)당했소.앉아서 차나 드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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