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2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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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나옹록



               나옹스님 게송 3수 뒤에 붙임














                   구슬은 방향을 따라 색을 내어 사람을 미혹하게 하지마는 그
                 청정함은 불성을 표한 것이요,마른 해골은 기운이 흩어지고 살
                 이 없어져 사람들이 버리지마는 살아 있으면 불도를 행할 것이
                 다.또한 기운 누더기는 비단을 물리치고 누더기를 꿰매어 살을
                 덮어 추위와 더위를 막을 뿐이나,그것이 아니면 장엄과 위엄한
                 자태로 스님네들 편히 살게 하여 불도에 들어가 불성을 보게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게송 세 수는 시작과 끝이 들어맞고 맥락이 서로 통하여
                 후인들에게 보여주는 바가 깊고도 절실하다.
                   나옹스님의 문장은 손 가는 대로 맡겨 미리 초하는 일이 없
                 다.진실한 이치를 토해내고 찬연히 써내며 운율이 빛나지만 세
                 속의 문자를 그다지 깊이 알지 못하는 점도 볼 수 있다.그러나
                 게송 세 수에 있어서는 마치 두 사람의 손에서 나온 것 같으니,
                 반드시 애를 쓰고 깊이 생각해 지은 것이리라.그렇지 않다면
                 어찌 영가 현각(永嘉玄覺)스님의 문투를 본떴겠는가.뒷날 서역
                 (西域)에 전해지면 반드시 알아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스님의 제자 아무개 등이 내게 발문을 청하기에 나는 그 제목
                 을 읽고 문체를 살펴 그 청에 답하는 것이다.그러나 심오한 이
                 치에 있어서는 고기[魚]가 아닌데 어찌 고기를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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