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0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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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 나옹록
위복 상공(威福 相公)에게 주는 글
원래 텅 비어 한 물건도 없는데
사람들은 밖을 향해 부질없이 허덕이네
전하거나 지킬 일정한 법이 없거니
무엇 하러 신광(神光:혜가)은 눈 속에 서서 구했던가.
남창 전상공(南窓 田相公)에게 주는 글
한 손바닥 휘둘러 향상관(向上關)을 열어제치니
밑바닥까지 티끌을 벗고 기뻐하며
또 한번 몸을 던져 뒤집어 버리면
온 땅과 온 하늘에 눈서리 차가우리.
이상서(李尙書)에게 주는 글
사원을 중수하고 사방 손님 접대하니
남북의 납자들이 갔다 다시 돌아오네
이제 서방극락에 마음 두어 부지런히 염불하라
상품(上品)연화대가 저절로 열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