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3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P. 273
게 송 273
변선인(卞禪人)에게 주는 글
도를 배우려면 반드시 끝내기를 기약하여
스승을 찾고 벗을 가려 맞부딪쳐 가야 한다
절벽에서 손을 놓고 몸을 뒤집어 버리면
바닥에서 하늘까지 눈이 활짝 열리리.
연선자(演禪者)에게 주는 글
당당한 묘도(妙道)는 어느 곳에 있는가
밖으로 애써 찾아다니지 말라
하루아침에 두 눈이 제대로 활짝 열리면
물색이나 산빛이 바로 본래 마음이리라.
심수좌(心首座)에게 주는 글
참마음은 본래부터 빈 것임을 깨달으면
어디로 오가든지 다니는 자취 없으리라
자취 없는 그 자리를 확실히 알면
하늘땅을 뒤집어 바른 눈이 열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