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7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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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송 277


                 시중 행촌 이암(侍中 杏村 李巖)에게 주는 글



               대지에 봄이 돌아와 세계마다 풀렸는데
               행화촌(杏花村)에는 경치가 무궁하다
               남쪽에서 온 제비의 지저귐은 한가한 방안에 드는데

               북쪽으로 가는 기러기 소리는 고요한 하늘을 뚫는다.



               비는 빨간 복숭아꽃을 씻으면서 묘한 이치를 펴고
               바람은 흰 배꽃에 불면서 그윽한 종지를 떨친다
               티끌마다 서쪽에서 온 뜻을 한꺼번에 노래하거니

               어디 가서 애써 조사 늙은이 찾으랴.





                 안렴사 김정(按廉使 金鼎)에게 주는 글



               당당한 보배그릇이 집안에 있는데
               사바세계의 값으로 자취를 나타냈네

               세 뿔은 3계 밖에 높이 뛰어났고
               한 몸은 하나의 진공(眞空)세계를 둘러쌌다.



               하늘에 통하는 큰 입에는 서리꽃이 희고
               뱃속에 가득한 식은 재는 빨간 불꽃을 피운다
               이것이 바로 견고하고 오묘한 자체이니

               항하사 겁에 그 작용 무궁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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