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8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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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나옹록
판서 박성량(判書 朴成亮)에게 주는 글
화두의 마지막 한 구절을 들되
반복하고 반복하여 의심을 일으켜라
의심하고 의심하다 의심이 없는 곳에서
허공을 걷어 엎고 한 번 크게 웃으리라.
전덕림(全德林)에게 주는 글
완전한 덕으로 숲을 이루어 네 경계를 이루었나니
당당한 자체와 작용이 가장 확연하구나
그로부터는 번뇌스러운 꿈을 다시는 꾸지 않아
날마다 항상 공겁 이전의 세계로 다닌다.
일을 계기로 대중에게 설법함
부디 평생의 처음 뜻을 따르고
남이 좋다 싫다 하는 것에 끄달리지 말라
좁은 입을 열 때는 뜻을 얻어야 하고
깊숙한 방울 늘 닫아둠은 세속 일을 잊기 위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