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0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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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나옹록


               사람들을 이끌어 준다니 가소롭다 하여
               부질없이 입 여는 것을 용납치 않고

               아무 때고 방망이를 함부로 쓰면서
               옳거나 그르거나 척루(脊膢)를 쪼갠다.



               허공을 쳐부수어 뼈를 내고
               번갯빛 속에 토굴 짓나니
               내 집 가풍을 묻는 이 있으면

               이밖에 다른 물건 없다 하리라.


               지공(指空)을 찾아뵙고

               내 종지(宗旨)잃었나니
               쯧쯧 이 눈먼 사람

               도로 대롱 속에 들어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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