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5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P. 295
게 송 295
광주목사(廣州牧使)에게 부침
모든 일은 그대가 자세히 살피는 데 달렸으니
꿈속의 뜬세상일 아무 이유 없느니라
백 년 동안 시끄러운 부질없는 영욕도
우리 집에서는 한 순간이라.
묘령(妙靈)비구니가 머리를 깎다
불조의 그윽한 문을 누가 감히 열 건가
누구나 바라지마는 오지 못했었다
오늘 아침에 전각 앞의 풀을 뿌리째 깎았나니
광겁(曠劫)의 무명이 당장에 재가 되리라.
동생 묘연 비구니가 머리를 깎다
무명의 거친 풀을 뿌리째 깎았나니
당당한 자성(自性)의 계율이 스스로 원만하리
지금부터는 어떤 그릇된 길도 밟지 말고
바로 위음왕불 겁 밖의 근원을 뚫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