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7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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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제존자 삼종가 307
사람들 모두 믿기 어렵고 지키기도 어렵건만
미더워라,음광( 飮光:가섭존자)은 사철로 가졌었네.
겹겹이 기웠으매 앞도 뒤도 없어라
오래도록 기워 옴이 어찌 우연이겠는가
음광(飮光)만이 그것을 깊이 믿었기에
누더기로 제일 먼저 조사의 등불 전하였네.
혹은 자리가 되어
애정을 끊었거니
예로부터 석가의 자손이 어찌 영화를 구할 건가
거닐거나 앉거나 눕거나 집착할 마음이 없으니
이리 걸치고 저리 걸치매 도가 바르리다.
혹은 옷으로 삼아
추위와 더위를 막으며
곱거나 밉거나 대중을 따르매 늘상 그러하여라
자연스레 선과 악 모두 다 짓지 않았거늘
무엇 하러 구태여 깨끗한 곳에 가려 하리.
철 따라 때 따라 어김없이 쓰이며
다른 소중한 물건보다 쓰기 쉬우니
때때로 마시는 죽은 소화되기 어려우나
헌 누더기는 해마다 꿰매 입기엔 적당하리.
이로부터 고상한 행에 만족할 줄 아나니
가난한 가운데 부함은 곧 스스로 만족할 줄 안다는 것이요
부한 가운데 빈곤함은 곧 그 마음을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