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8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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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 나옹록


                가난하거나 부하거나 만족할 줄 알면 되리라.

            음광(飮光)이 남긴 자취 지금에 있구나
                백 번 기운 누더기 남은 자취 총령(葱嶺)서쪽에 있고
                동토(東土)에 전해 와서는 납자(衲子)라 하니
                음광이 남긴 자취 지금도 남아 있네.





            한 잔의 차
                사람들에게 대접하고
                한 잔의 차가운 차를 다시 사람들에게 보일 때

                아는 사람이야 오겠지만 만일 모르면
                새롭게 새롭게 한없이 보여주리.

            일곱 근 장삼이여
                가풍을 드날리니
                집안의 세밀한 일들이 지극히 영롱하다
                이런 재미를 그 누가 알는지 모르겠구나
                서역에는 음광(飮光)이요 동토에는 조주[趙老]라네.

            조주스님 재삼 들어 보여 헛수고했나니
                음광(飮光)이 제일 먼저 일어나 장삼 입었고
                조주(趙州)가 다시 일으켜 동토에 전했나니
                천하총림이 모두 백납장삼이라네.

            비록 천만 가지 현묘한 말씀 있다 한들
                어찌하여 헌 누더기 해같이 밝은가

                하늘을 비추고 땅을 비추며 공겁(空劫)이전부터
                홀로 신령한 빛을 만물로부터 비추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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