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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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나옹록



               4.해제(解制)에 상당하여














               스님께서 법좌에 올라가 말씀하셨다.
               “4월 15일에 결제에 들어가 7월 15일이 되어서 해제를 하니

            납자들은 모였다 흩어진다.봄은 가고 가을이 오니 새로움과 낡음
            이 변하는구나.”
               주장자를 쑥 뽑아들고 말씀하셨다.

               “말해 보라.이것이 맺음인가 풂인가,모임인가 흩어짐인가,가
            는 것인가 오는 것인가,새것인가 옛것인가,변하는 것인가 변하

            지 않는 것인가?”
               주장자로 한 번 내리친 뒤에 말씀하셨다.
               “맺음도 없고 풂도 없고 모임도 없으며 흩어짐도 없다.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고 새것도 없으며 옛것도 없다.다름도 없
            고 다르지 않음도 없고 이(異)없다는 것조차 없다면 도대체 이것
            은 무엇이란 말이냐?”

               주장자를 던지고는,“눈을 치켜 뜨고 철저히 보라.이것은 진실
            로 분명한 주장자이니라.몸조심들 하거라”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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