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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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그것이다.한마디 소리를 꽉 밟고 있다가 한 걸음도 떼지 않
            고 집으로 돌아온다.”

               주장자를 들고 “보는가!”하고는 다시 한 번 내리치고 말씀하
            셨다.
               “듣는가!만일 분명히 보고 환히 들을 수만 있으면,산하대지와

            삼라만상,초목총림과 사성육범(四聖六凡),유정무정(有情無情)이
            모두 얼음 녹듯 기왓장 부서지듯 할 것이니,그 경지에 이르러서
            는 그것이 선(禪)인가 도(道)인가,범부인가 성인인가,마음인가 성

            품인가,현(玄)인가 묘(妙)인가,변하는 것인가 변하지 않는 것인
            가.”
               또 한 번 내리치고는 말씀하셨다.

               “선도 없고 도도 없고 범부도 없으며 성인도 없다.또한 마음
            도 없고 성품도 없고 현도 없으며 묘도 없다.다름도 없고 다르지

            않음도 없으며 이(異)없다는 것조차 없으니,모든 것이 다 없다면
            도대체 이것은 무엇이란 말이냐?
               알겠는가.안다면 부처님 은혜와 임금님 은혜를 한꺼번에 갚을

            수가 있겠지만 혹 그렇지 못하다면 한마디 더 하리라.즉 참 성품
            은 반연(攀緣)을 끊었고,참 봄[眞見]은 경계를 의지하지 않으며,

            참 지혜는 본래 걸림이 없고,참 슬기는 본래 끝이 없어서 위로는
            모든 부처의 근원에 합하고 밑으로는 중생들의 마음에 합한다.그
            러므로 ‘곳곳이 진실하여 티끌마다 본래의 사람이다.실제로 말할

            때는 소리에 나타나지 않고 정체는 당당하나 그 몸은 없다’고 말
            한 것이다.대중 스님네들이여,무엇이 그 당당한 정체인가?”
               주장자로 한 번 내리치고 “이것이 당당한 정체라면 어느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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