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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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입니까?”
“ 동쪽이든 서쪽이든 마음대로 돌아다녀라.”
“ 스님은 방장실에서 이 보좌(寶座)에 나오셨고 학인은 적묵당
(寂黙堂)에서 여기 왔습니다.저기에도 몸이 있습니까?”
“ 있다.”
“ 털끝에 바다세계를 간직하고 겨자씨에 수미산을 받아들인다는
뜻이 아닙니까?”
“ 그렇다.”
“ 종문(宗門)의 일은 그만두고,어떤 것이 북숭봉(北崇峰)앞 경
계입니까?”
“ 산문은 여전히 남쪽으로 열려 있다.”
“ 그 경계 속의 사람은 어떻습니까?”
“ 눈은 가로 찢어지고 코는 우뚝한 것이 모두 다 비슷하다.”
“ 사람이든 경계든 이미 스님께서 지적해 주신 향상(向上)의 한
길을 알았는데 그래도 무슨 일이 있습니까?”
“ 있다.”
“ 어떻게 하면 향상의 한 길로서,‘지극한 말과 묘한 이치는 어
떤 종(宗)인가.이 말을 천리 밖으로 없애 버려라.이것이야말로
우리 종의 제일기(第一機)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무엇이 그 제
일의(第一義)입니까?”
“ 그대가 묻는 그것은 제이의(第二義)이다.”
“‘ 장부는 스스로 하늘을 찌르는 뜻이 있어서 여래가 간 길을
가지 않는다’하였습니다.어찌하면 그렇게 되겠습니까?”
“ 그대의 경계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