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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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나옹록



               7.제야(除夜)에 소참하다














               “텅 비고 밝은 것[虛明]이 활짝 드러나 상대도 끊고 반연도 끊
            었으니,말로써 깨닫기가 어렵다.그러므로 영산회상에서는 꽃을

            들어 대중에게 보이셨고,소림(少林)에서는 밤중에 눈에 섰다가 마
            음이 편해졌던 것이니,겁외(劫外)의 광명을 발휘하여 본래면목을
            비추어 보라.”

               불자를 세우고 “이것이 본래면목이라면 어느 것이 불자인가?”
            하시고는 또 세우고 말씀하셨다.

               “이것이 불자라면 어느 것이 본래면목인가?여러분은 아는가.
            여기서 당장 의심이 없어지면 섣달 그믐날에 허둥거리지 않을 것
            이나,만일 의심이 있으면 지금이 바로 그 섣달 그믐날이다.자,

            여러분은 어떻게 낙찰을 보는 것인가.”
               불자를 들고는,“한 가닥 끄나풀[絡索]은 과거에도 그랬고 미래
            에도 그럴 것이며 현재에도 그렇다.오늘밤은 묵은해는 가지 않았

            고 새해는 오지 않았으니,바로 이런 때 말해 보라.묵은 것,새것
            에 관계없는 그 한마디는 무엇인가”하시고,불자를 던진 뒤에 말

            씀하셨다.
               “묵은해는 오늘밤에 끝나고 새해는 내일 온다.몸조심들 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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