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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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록 71
5.내원당에서 보설[入內普說]
“부처의 참 법신[眞法身]은 마치 허공과 같아,물속의 달처럼
사물에 따라 형상을 나타낸다.”
불자를 세우고는 말씀하셨다.
“석가께서 여기 이 산승의 불자 꼭대기에 와서 묘한 색신(色身)
을 나타내고 큰 지혜광명을 놓으며 큰 해탈문을 여는 것은 오로
지 우리 성상폐하의 만만세를 위해서이니 백천의 법문과 한량없
는 묘한 이치와 세간,출세간의 모든 법이 다 이 속에 있습니다.
여러분은 보십니까?만일 환히 볼 수 있으면 산하대지와 삼라만
상,초목총림과 사성육범,모든 유정무정들이 손가락 하나 까딱하
지 않고 얼음처럼 녹고 기왓장처럼 부서지는 것을 볼 것입니다.
그 경지에 이르러서는 선(禪)도 없고 도(道)도 없으며,마음도
없고 성품도 없으며,현(玄)도 없고 묘(妙)도 없어서 적나라하고 적
쇄쇄(赤洒洒)하여 잡을 데가 없습니다.그러나 만일 그렇게 해 나
간다면 다시 짚신을 사 신고 30년 동안을 행각하여도 납승의 기
미는 꿈에도 보지 못할 것입니다.말해 보십시오.납승의 기미가
무슨 장점이 있는지를.”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