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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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나옹록



               8.자자일(自恣日)에 조상서(趙尙書)가 보설을 청하다














               “깨닫는 성품은 허공과 같거늘 지옥․천당이 어디서 생기며,
            부처의 몸이 법계에 두루하거늘 축생과 귀신이 어디서 오겠습니

            까.스님네든 속인이든,남자든 여자든 할 것 없이 여러분이 나서
            죽을 때까지 일상생활에서 짓는 선․악을 다 법이라 합니다.
               무엇을 마음이라 합니까.마음은 여러분 각자에게 있는 것으로

            서,자기라 부르기도 하고 주인공이라 부르기도 하는데,언제나
            그것에게 부려지고 어디서나 그것이 시키는 대로 따릅니다.하늘

            을 이고 땅에 서는 것도 그것이요,바다를 지고 산을 떠받치는 것
            도 그것이며,그대에게 입을 열고 혀를 놀리게 하는 것도 그것이
            요,그대에게 발을 들고 걸음을 걷게 하는 것도 그것입니다.이

            마음은 항상 눈앞에 있지만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마음을 먹고 찾되 찾으면 찾을수록 더욱 멀어지는 것입니
            다.

               안자(顔子)의 말에 ‘우러러볼수록 더욱 높고 뚫을수록 더욱 단
            단하며,바라볼 때는 앞에 있더니 어느 새 뒤에 있다’한 것이 바

            로 그 도리인 것입니다.
               한 생각도 생기기 전이나 한결같이 참되어 망념이 없을 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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