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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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록 83
10.욕불*상당(浴佛上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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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께서는 향을 사른 뒤에 법좌에 올라,세존께서 처음으로
세상에 내려오실 때에 한 손으로는 하늘을 가리키고 한 손으로는
땅을 가리키며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걷고 눈으로 사방을 돌아보
시면서,‘천상천하에 오직 나만이 높다’하신 말씀을 거론하고 말
씀하셨다.
“대중 스님은 아는가.괴상한 것을 보고도 의심하지 않으면 그
괴상함이 스스로 물러간다.싯다르타 태자가 처음 태어난 이 날에
하늘과 땅을 가리키며 풍파를 일으켰다.여러 가지 괴상한 일을
만들어내 자손들의 눈 속에 모래를 끼얹으면서 해마다 오늘 8일
에 이른다.한 동이의 향수로 그 흔적을 씻지만,아무리 씻고 씻
은들 그 티끌이 다할 수 있겠는가.나귀해[驢年:12간지에도 없는
해]가 될 때까지 씻고 또 씻어도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선상을 세 번 내리친 뒤에 잇달아 말하기를,“대중 스님네여,
각기 위의를 갖추어 다 함께 부처를 씻읍시다”하시고 법좌에서
내려오셨다.
*욕불(浴佛):초파일에 탄생불을 목욕시키는 의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