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0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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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마음대로 노닌다.”
빈당(殯堂)에서 영가에게 소참법문을 하다
스님께서 승의공주를 부른 뒤에 말씀하셨다.
“승의공주는 36년 동안 4대를 부지해 오다가 불과 바람은 먼저
떠나고 흙과 물만 남아 있소.산승은 독손[毒手]으로 끝까지 헤쳐
놓고 한바탕 소리칠 것이니,마음대로 깨치고 마음대로 쓰시오.”
할을 한 번 하고 말씀하셨다.
“승의선가는 허공을 누비되 앞뒤가 없고,한 티끌도 붙지 않아
당당히 드러났소.몸을 뒤쳐 바로 위음왕 밖을 뚫어,크나큰 참
바람을 헛되이 간직하지 마시오.”
주장자로 널을 세 번 내리친 뒤에 또 부르고는 “승의공주여,
맑은 못에 비친 가을달을 밟아 보시오.온 천지에 얼음 얼고 서리
치리니”하고 할을 한 번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