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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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인천보감
“그대들은 진흙부처를 보았다 하면 절구에 쌀을 찧듯 절만 하
고 아무 생각도 해보지 않으니,자기 몸에 부처님이 한 분씩 있는
줄은 까맣게 모르고 있다.허공을 타고 온 많은 석가와 관음이 밤
낮으로 그대들의 육근에서 빛을 내뿜고 땅을 흔든다.거닐고 서고
앉고 눕고 하는 사이에 언제나 함께 드나들면서 실오라기만큼도
떨어져 본 적이 없는데,어째서 이 부처님에게 예불드리고 배우지
않고 도리어 흙덩이한테 가서 살길을 찾고 있느냐.그대들이 이
부처님에게 예불드릴 수 있다면 그것은 자기 마음에 예불드리는
것이다.그대들 마음이 비록 뒤바뀐 헛된 마음이라 해도 그것은
본디부터 지금까지 넓고 깨끗하다.그러므로 미혹하다 하나 한번
도 미혹한 일이 없었고,깨달았다 하나 한번도 깨달은 일이 없어
부처님보다 조금도 모자람이 없다.그러나 다만 바깥경계에 탐착
하여 생멸과 미오(迷悟)가 있게 되었으니,만일 한 생각에 회광반
조할 수 있다면 모든 부처님과 같아질 것이다.그러므로 옛 스님
은 말하였다.
‘부처가 자기 마음에 있는데도 사람들은 밖에서 찾고 있네.값
을 칠 수 없는 보배를 속에 지니고도 일생을 쉴 줄 모르네.’
또 화엄수(華嚴遂)법사의 말씀을 듣지 못했는가.
‘내가 마음이 본래 성품임을 깨닫고 나니 지금의 모든 수행과
동정(動靜)이 본래 성품과 부합되지 않는 것이 없다.이렇게 수행
[道]과 이치[理]가 부합하는 까닭에 종일토록 예불해도 예불한다는
생각을 내지 않고 종일토록 염불해도 염불한다는 생각을 내지 않
는다.’
자,말해 보아라.화엄스님은 어떻게 이것을 알아냈겠는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