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선림고경총서 - 23 - 인천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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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인천보감
“나와 같이 공부하던 조(照)선사는 남악(南嶽)선사 회중에서 고
행과 선정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었다.그가 한번은 대중의 소금
한 줌을 공양 때 마실 물에 쓰고는 줄어든 양이 얼마 되지 않아서
개의치 않았다.그 뒤 방등참법(方等懺法)을 닦는데 홀연히 어떤
모습이 생겨나는 것을 보았다.그 한 줌 소금이 3년 동안 몇십 섬
으로 불어났던 것이다.그리하여 황급히 시자들을 시켜 자기 옷과
살림살이를 팔아 소금을 사서 대중에게 빚을 갚았다.
이 일은 오래된 이야기도 아니고 전해 들은 바도 아니니 이것
을 거울삼아 후회 없도록 해야 한다.나는 비록 덕행이 적은 사람
이지만 멀리서 가까이서 자못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데,중간에
염령(剡嶺)이 가로막혀 걸어오기가 어렵다.그래서 늙고 병든 사람
들이 드나들 경우에는 대부분 대중의 노새로 맞이하고 보내며,내
게 오는 손님은 개인적으로 수고비를 지불하여 피차 허물이 없게
하였다.
나는 대중의 주지이고 노새도 내것이었으나 이미 대중에게 희
사한 이상 이제는 내것이 아니다.내 맘대로 쓸 수는 없다 해도
내가 아니면 누가 이 말을 하겠는가.이것은 하나의 예를 든 것에
불과하나 다른 일도 모두 마찬가지다.” 국청백록(國淸百錄)
7.무작계(無作戒)/택오(擇梧)율사
도솔사(兜率寺)택오(擇梧)율사는 보령(普寧)율사에게 공부하였
는데,몸 단속이 엄격하였으며 하루 한 끼 공양에 예불 독송을 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