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7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P. 127
나호야록 下 127
법당에 오르거든 더 이상 깃발이니 바람이니 묻지 마시오
종산 언덕에서 헤어질 때 받은 그대 시는
그 옛날 방아 찧던 육조가 한 말 같구려.
脚下曹谿去路通 登堂無復問幡風
好將鍾阜臨岐句 說似當年踏碓翁
아!소동파는 평소 어려울 때나 좋을 때나 변함없이 근심도 시
름도 하지 않는 자이다.그렇지 않다면 산과 바다를 방랑하던 그
시절에 어떻게 지혜 바다[智海]의 등불을 물을 수 있었겠는가.천
선사는 벽력같은 혀로 봉우리마다 쌓인 구름을 흩어 주었으니 소
동파에게 있어서 얻은 것이 없다고 할 수 없다.
2.하루 열두 때를 노래함/담당 문준(湛堂文準)선사
보봉사(寶峰寺)담당 준(湛堂文準)선사의 십이시송(十二時頌)은
다음과 같다.
닭이 우니 축시(丑時)라
염불을 시작하는데 입벌리기 귀찮구나
종루에 올라서 두세 번 종을 치니
잠자던 새 깜짝 놀라 방장실 뒤로 사라지네
새벽이니 인시(仁時)라
도 있는 이 찾아가 친히 배우게나
옛 성인의 자비로운 가르침을 듣지 못하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