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1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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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下 131


               3.황소를 타고 다니다/유정(惟正)선사



               유정(惟正:법안종)선사의 자는 환연(煥然)이며 화정 황씨(華亭
            黃氏)자손이다.어려서 임안부(臨安府)북산(北山)의 자수사(資壽
            寺)본여(本如)선사에게 공부를 하였다.관청에서 기술시험을 보려

            할 때 본여선사가 관음상에 기도를 드려 도움을 구해 보라 하였
            으나 어떻게 사사로운 일로 기도할 수 있겠느냐며 사양하였다.그

            고을 주소안(朱紹安)이 이 말을 전해 듣고 가상히 여겨 자기 돈을
            털어 도와주려 하였지만 유정스님은 화를 내며 거절하였다.
               “옛사람은 청정한 일과 비밀스런 종지로 사람들을 제도했는데

            오늘날은 반대여서 옛날과 거리가 멀다.내가 삼보 중에 끼게 되
            는 데는 마땅한 때가 있는 것이다.”
               얼마 후 상부(祥符)의 큰 은덕으로 평소의 뜻을 이루게 되었다.

            이에 천태사에서 삼관(三觀)을 배우고 다시 경산사(徑山寺)에 가서
            거소(居素)노스님을 찾아뵙고 종지를 얻었다.거소선사가 정토원
            (淨土院)주지가 되자 유정스님이 오랫동안 그를 돕다가 그 자리

            를 이었다.그러나 인품이 고매하고 계율이 엄하여 명망 있는 대
            신들의 존경을 받았다.

               내한(內翰)섭청신(葉淸臣)이 금릉을 다스릴 때 스님을 맞이하
            여 도를 이야기하였다.그리고 좋은 날을 가려 손님을 모아 놓고
            예의를 갖춰 받들고자 하였으나 그 날이 돌아오자 스님은 게를

            지어 사양하였다.


                 어제는 오늘 만나자 기약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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