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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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上 23
람의 ‘편안하고 즐거운 법문[安樂法門]’이라는 말이 참으로 거짓
이 아님을 믿게 되었습니다.요사이 태부시중(太傅侍中)으로부터
선종에 관한 기록을 구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이는 원래
저를 사랑하고 기억해 주신 데서 나온 분부이기에 이 말씀을 듣
고 기쁜 나머지 저도 모르게 춤을 추었습니다.
생각하건대 집사(執事)께서는 부귀와 도덕이 이처럼 지극하고
수복강령을 이처럼 갖추시고 벼슬에서 물러난 한가한 생활이 이
와 같이 고상하시지만 아직 깊이 유념하지 않는 일이 있다면 그
것은 여래의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뿐입니다.그러나 이번에 다
시 진성(眞性)에 대하여 깨달은 바 있다 하시니 저는 당신께 축
하를 드립니다.”
그는 자신이 증험한 바를 서신으로 표현하였고 정공(鄭公)과도
같이 나누었으니 아마 옛 성인들의 간곡한 부탁을 저버리지 않았
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던 것이리라.
원풍(元豊:1078~1085)연간에 태자 소보(太子 少保)가 되어
삼구(三衢)로 돌아온 후,지위와 체면에 관계없이 마을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그가 사는 곳을 고재(高齋)라 이름하였다.그의
마음을 나타낸 게송이 있다.
허리춤 황금 인수(印綬)물러나 간직하니
그 소식 담담하고 평범하구나
세상 사람들이여,고재 늙은이를 알고자 하는가
그저 산마을 사는 조사랑(趙四郞)이라고.
腰佩黃金已退藏 箇中消息也尋常
時人要識高齋老 只是柯村趙四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