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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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야록 上 25


               2.사자춤을 보고 깨치다/정단(淨端)선사



               호주(湖州)서여사(西余寺)정단(淨端)선사는 자가 표명(表明)이
            며,호주 귀안 구씨(歸安丘氏)집안에서 태어났다.겨우 6세에 오
            산(吳山)해공원(解空院)의 보섬(寶暹)선사를 은사로 삼았다.보섬

            스님은 뇌물로 승첩(僧牒)을 사도록 여러 차례 권하였으나 정단선
            사는 거절하였다.

               “나는 뇌물 바치는 승려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마땅히 공부를
            해서 삼보(三寶)속에 낀다 해도 늦은 일이 아닙니다.”
               그리하여 26세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승복을 입게 되었다.그

            후 얼마 되지 않아 사자춤을 보고 마음법을 단박 깨쳤다.그리고
            인악(仁岳)법사에게 능엄경의 요지를 배우게 되었다.어느 날 인악
            법사께서 능엄경에서 의문 나고 어려운 곳 10여 군데를 지적하여

            제자들에게 답하도록 하였는데,정단선사 한 분만이 게송 두 수를
            지어 올렸다.



                 일곱 가지로 마음을 따져보았으나 마음 캐내지 못하고*
                                                                  3)
                 심란한 아란존자 몰록 깨치지 못하였네
                 무심 봄을 깨달았다 하더라도


            *칠처징심(七處徵心): 능엄경 에서 부처님이 아난에게,보고 생각하는 당처[心目]
              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아난은,몸 속에 있다,몸 밖에 있다,눈[根]속에 있다,
              몸과 눈 속에 있다,생각하는 자체에 있다,안[內:根]도 바깥[外:境]도 아닌 중
              간[中:識이 생기는 곳]에 있다,어디에도 집착하지 않는 그것이 마음이다,이렇
              게 7가지로 답한다.이에 대해 부처님은 몸 속에 있다면 몸 속의 것부터 보고 바
              깥 사물을 보아야 하지 않겠느냐,몸 밖에 있다면 몸과 마음이 별체(別體)여서 전
              혀 관계없게 되지 않겠느냐는 등 차례로 잘못을 지적하여 따져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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