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선림고경총서 - 24 - 나호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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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였다.
               장자후와 왕안석에게 올린 두 편의 게송은 참선의 유희에서 나

            온 것이다.만일 방외(方外)의 도인으로서 만나지 않았더라면 반드
            시 봉변을 당했을 것이니,가히 도라는 견지에서 서로를 잊었다
            할 만하다.




               3.가부좌한 채 입적한 비구니/공실도인(空室道人)



               공실도인(空室道人)은 용도각(龍圖閣)범순(范珣)의 딸이다.어
            려서부터 총명하고 슬기로워 고요히 참선하는 것을 즐겼다.예장

            (豫章)분령(分寧)태수로 부임하는 아주버니를 따라 운암사(雲巖
            寺)의 사심(死心)선사를 찾아뵈었는데,한마디 말끝에 요체를 깨닫
            고 게송을 지어 사심선사를 찬양하였다.



                 소양의 사심선사
                 신령한 근원 매우 깊어
                 귀로는 색을 보고

                 눈으로 소리 듣는다

                 범인은 명철하고 성인은 혼매하며
                 먼저 가난하고 후에 부귀하여
                 중생에 이익되고 만물을 제도하니
                 쇠를 녹여 황금을 만드는데
                 단청의 곁모양은
                 옛 것도 아니고 지금 것도 아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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