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7 - 선림고경총서 - 25 - 종문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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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무고 下 147
자로,여주(廬州)사람이다.그의 인품은 청렴하고 부지런하였다.
일찍이 오조산에서 소임을 볼 때 사계선사는 병환 중에 행자를
고사(庫司)에 보내 생강을 가져다가 약을 달이도록 하였는데 자보
스님은 행자를 꾸짖고 주지 않았다.행자가 이 사실을 아뢰자 사
계선사는 돈을 주면서 사오도록 하니 자보는 그때서야 비로소 생
강을 집어 주었다.
그 후 균주(筠州)동산사(洞山寺)에 주지 자리가 비어 군수는
사계선사에게 서신을 보내 아는 사람 가운데 주지를 천거해 달라
고 부탁하였다.사계선사는 ‘생강을 팔던 사람이면 주지를 할 만
하다’며 마침내 그를 동산사의 주지로 보냈다.
그 후 귀종사의 주지로 옮겨갔는데 하루는 주장자를 짚고 산문
밖을 나갔다가 길을 비키라고 소리치는 귀인의 행차를 보게 되었
다.어떤 관리냐고 물으니 현위(縣尉)라고 하면서 길을 비키라 하
였다.이에 자보선사가 길 왼편의 한쪽에 비켜 서 있는데 갑자기
말이 꿇어앉아 가지 않고 서 있었다.그러자 자보선사는 축생이
도리어 사람을 알아본다고 하였는데 현위는 그가 자보선사임을
알고서 재배한 후 떠나갔다.
그 후 다시 운거산(雲居山)으로 옮겨갔는데 어느 날 밤 산신이
가마를 메고 절을 맴돌기에 자보선사가 너의 아버지를 들어올리
고 네 딸을 들어올려서 방장으로 올라가라고 하였더니 산신이 다
시 가마를 메고 방장으로 돌아왔다.
자보선사가 처음 행각을 할 때 한번은 여관에서 잠을 자다가
창녀가 치근거리자 마침내 침상을 양보하고 함께 자게 되었다.선
사가 좌선하다가 날이 밝자 길을 떠나려 하니 창녀는 잠잔 값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