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8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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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에 중생을 구제하는 법이 있습니다.만일 이 아이를 구하
지 못하면 나는 불제자가 아닙니다.이 아이를 출가시키면 어떻겠
습니까?”
울지는 그의 말을 따라 아들을 출가시켰다.현장스님은 그를
제자로 얻었는데 그는 곧 큰스님이 되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였다.
자은스님이 천자와 마주앉아 논강할 때마다 천자는 그에게 옥가
락지를 하사하였으며,천자를 뵐 때에도 예의를 갖추지 않았고 출
입할 때는 경론(經論)과 술과 안주,그리고 여인을 실은 수레 3채
를 뒤따르도록 하였다.
도선(南山道宣:596~667)스님은 그를 존경하면서도 한편 그를
의심하였고,자은법사도 도선스님을 소승(小乘)이라고 얕보면서도
그에게 신선이 공양한다는 이야기를 의심해 왔다.어느 날 도선스
님을 방문하여 특별히 신선의 공양을 받아 보자고 요구하였으나
진종일 이야기하여도 신선의 공양은 보이지 않다가 법사가 돌아
간 뒤에야 공양이 비로소 왔다.도선스님이 “어찌하여 때맞추어
가져오지 않았는가?”라고 신선을 꾸짖자,신선이 말하였다.
“게을러서가 아니라 오늘 스님과 대승보살이 이야기할 때,백
호광명이 온 누리에 가득하여 들어올 길이 없었습니다.”
그 후로 도선스님은 마음을 다해 그를 존경하였다.이로써 대
승의 경지는 작은 근기를 지닌 사람이 헤아릴 수 없음을 알 수 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