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5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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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림성사 下 215
산 미광(龜山彌光)스님의 법제자이다.속가에 있을 때 몹시 가난하
였으나 분수를 지키며 떠벌리지 않았다.그가 부산사(浮山寺)에서
대사산(大舍山)으로 옮겨가는 길이 속가를 지나는 길이라 형제들
과 서로 만나게 되었는데,시종들에게 그의 생가에 가지 못하도록
주의시키고 한두 사람만을 데리고 갔다.그리고는 자기 형을 보거
든 절대로 인사하지 말라고 하였는데,그것은 마을 사람들을 놀라
게 할까 두려웠기 때문이었다.그는 이렇게 자기의 본분을 돌아보
았다.그는 다음과 같은 송을 지었다.
자취를 이끌고 옛 집을 찾아드니
초가삼간엔 씨앗도 뿌리지 않았네
어떻게 이 미천한 기질로
진동하는 우렛소리를 깨달았을까?
조를 심은 곳에 콩이야 나지 않겠지만
납을 들었는데 그것이 금이었구나
다만 한 걸음 잘못 디뎠을 뿐
끝내 망설임 속에 떨어지지 않았네.
托迹來蓬屋 三椽種不深
如何微賤質 也解震雷音
種粟不生豆 拈鉛却是金
只因誤失脚 終不落沈吟
총림에서는 모두 그의 고매한 식견에 탄복하였으니 저 왕씨니
조씨니 이씨니 장씨를 사칭하는 무리들과 함께 말할 수 있겠는가.